리프탄은 밤새 말코를 쓰다듬을 기세의 맥시를 겨우 달래 방으로 데려왔다. 방에는 루디스가 미리 받아놓은 듯한 미지근한 물이 욕조에 가득 담겨있었다. 맥시는 콧물을 훌쩍이며 따뜻한 물에 언 손을 녹이다가 힐끗 그를 쳐다봤다. "루디스를 불러줄게. 이제 그만 씻고 쉬어" 그가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침대 맡에 걸려있는 종을 흔들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
한참 그녀를 품에 안고 고민하던 리프탄은 그녀가 동물을 좋아하던 것을 떠올리고는 그녀의 말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맥시밀리언을 안고 방으로 돌아온 그는 재단사 부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신나서 만들어놓은 드레스들을 모두 꺼내 그녀 앞 침대위에 펼쳐놨다. "원하는 옷으로 입어. 춥지만 않게" 그의 목소리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다정했다. 그녀는 우...
“밤새 귀부인을 협박해서 굴복 시킨걸까요?” “신빙성 있습니다” “귀부인의 눈이 퉁퉁 부은게 심상치 않네요” “그런데 대체 칼립스경의 저 표정은 뭡니까?” “섹토를 잡았을때도 저런 표정은 못봤지 말입니다” 다음 날 아침 심하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맥시밀리언을 한손에 안고 등장한 리프탄의 모습에 식당이 술렁였다. 리프탄은 기사단의 쑥덕거림에도 개의치 않고 자...
이틀 뒤 연무장 회의실. 그 어느때 보다 무거운 공기가 회의실을 압도했다. 리프탄을 중심으로 고위급 기사들이 원형테이블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고, 유리시온은 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러니까 귀부인이 저 녀석만 따른다 이거지? 대장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말이야" "거들떠도 안보면 차라리 낫죠. 볼 ...
리프탄은 빨간 머리를 한 여자아이를 안고 있는 남자의 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여자아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눈망울로 잠깐 그를 올려보다가 겁먹은 표정으로 유리시온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대체 왜..” 리프탄이 이를 부득 갈며 유리시온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유리 역시 자신을 그토록 싸늘하게 보는 리프탄의 눈빛은 처음이라 상처 입은 표정으로 그를...
“...는...죽겠죠?” “절대적인 확률로 그렇게 될겁니다” 리프탄이 남자들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지끈 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초점을 맞추자 흐릿한 시야에 우슬린과 루스의 얼굴이 들어왔다. “도망칠 기회도 잃으셨네요. 그럼 전 이만” 우슬린이 냉정한 표정으로 루스에 마지막 인사를 건내며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갔다. 리프탄은 자신의 손을 확인하고...
“찾아오신 이유가 뭡니까?” 자꾸 흘러내리는 붉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던 리프탄이 아그네스를 향해 심드렁하게 물었다. 맥시는 그저 아그네스가 오늘만큼은 눈치를 성에 두고 왔기를 바라며 체념한 듯 술잔을 만지작거렸다. “아, 그게...어, 그러니까” 아그네스가 할 말을 찾으려는 듯 눈동자를 굴리다가 에일을 모조리 들이키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게 뭐...
“리,리프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낯익은 남자 목소리에 그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얼마 만에 이렇게까지 정신을 잃고 잠들어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커튼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던 리프탄은 이내 울상이 된 얼굴로 앉아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아,아침이 되면 돌아올까....해,했...는데...여전...
“아프게 하지 않아. 몸에서 힘 빼. 그래, 그렇지” 어린아이를 토닥이듯 다정하고 가녀린 목소리에 맥시밀리언은 암흑 같은 천 속에서 눈을 감으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의 작은 손이 자신의 긴 허벅지 위를 천천히 지나 튜닉 위 남성위에서 멈췄다. 맥시는 숨을 멈췄다. “예전에 내가 하는거 본 적 있지? 그냥 가볍게 풀어주려는거야” 낯선 자신의 목소리에...
“아주 어렸을 적에..” 리프탄이 맥시의 넓은 품으로 파고들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아주 어릴 때 어머니라는 여자가 나를 이렇게 안아줬었어” 더듬지 않는 자신의 목소리보다 그가 선뜻 자신의 얘기를 꺼내는 것에 놀란 그녀가 반사적으로 그의 작고 여린 어깨를 토닥였다. 문득 아주 예전 그를 이렇게 안아주고 싶었던것이 생각나 그녀는 조금 더 힘주어...
“죄...죄송합니다. 칼립스경..귀부인..저도 이게 대체..” 루스가 경악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주저앉아있는 리프탄과 맥시를 내려다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제길, 이런 탑 따위 진작 불 싸질러 버렸어야 하는데” “대,대체 이게..” 맥시밀리언이 붉은 머리카락을 거칠게 쓸어 올리며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그 옆에 앉아있던 리프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
"끼니는 챙겨 드시는겁니까?" 루스가 아무표정없이 성벽에 걸터앉아 있는 리프탄에게 로브에서 꺼낸 사과 하나를 건냈다. "....." "왜 며칠째 성에도 안들어오시고 떠돌아 다니십니까? 내친김에 마물이라도 작정하고 싹 쓸어버리시게요?" 리프탄은 맥시가 떠난 이후 일주일이 넘게 성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가 떠난 이후 성은 냉각이라도 된듯 얼어붙었고, 하루...
상수리나무아래_연성을 쓰고 있습니다. 죽기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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